중 1 부모님 몰래 우울증 치료 가능할까요.. 제가 중 1인데 우울증이 확실한거 같아요..근데 부모님들도 의지할 수 있는
제가 중 1인데 우울증이 확실한거 같아요..근데 부모님들도 의지할 수 있는 분들이 아니라부모님에게는 절대로 알리고 싶지 않아요..1388도 로그인하려면 부모님 동의 필요하고약도 먹고싶은데 부모님 있어야 하고어떻게할까요..
얼마나 오랫동안 무거운 마음을 혼자 짊어지고 있었을까요.
안녕하세요. 당신의 마음 곁을 지키는 심리케어 365 대표 상담사 이준형입니다. 보내주신 글을 읽는 내내, 세상에서 가장 가까워야 할 부모님께조차 기댈 수 없어 홀로 어두운 터널을 걷고 있는 모습이 그려져 마음이 너무나 아팠습니다.
‘우울증이 확실한 것 같다’고 스스로를 진단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날들을 혼자 끙끙 앓으며 버텨왔을까요. 도움을 청하고 싶어 1388을 찾아봤지만 ‘부모님 동의’라는 커다란 벽에 부딪혔을 때의 그 막막함과 절망감은 감히 짐작하기 어렵습니다.
먼저, 이렇게 힘든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도움을 찾으려는 용기를 내어준 당신께, 정말 대단하고 용감하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그 마음 하나만으로도 당신은 이미 나아지기 위한 가장 중요한 첫걸음을 뗀 것입니다.
부모님 모르게, 지금 당장 도움받을 수 있는 방법들
부모님께 말씀드리는 것이 가장 좋은 길이라는 걸 알면서도, 도저히 그럴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게 얼마나 답답하고 외로울까요. 법적으로 만 14세 미만은 약물 처방과 같은 의료 행위에 부모님의 동의가 필요한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당신이 아무런 도움도 받을 수 없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당신을 지지하고 도와줄 수 있는 안전한 방법들이 분명히 존재합니다.
1. 학교 안에 있는 가장 가까운 내 편, ‘Wee 클래스’
가장 먼저 찾아가 보세요: 거의 모든 중학교에는 ‘Wee 클래스’라는 이름의 학생 상담실이 있습니다. 그곳에 계신 상담 선생님(전문상담교사)은 학생들의 심리적인 어려움을 돕기 위해 계시는 분입니다.
비밀이 보장돼요: Wee 클래스 상담의 가장 큰 장점은 비밀이 보장된다는 점입니다. 당신이 먼저 동의하지 않는 이상, 상담 내용은 절대로 부모님이나 다른 선생님께 알려지지 않아요. 이곳은 온전히 당신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당신의 편이 되어주는 가장 안전한 공간입니다.
어떻게 도와주시나요?: 선생님께서는 당신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큰 위로를 주실 겁니다.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하면 좋을지, 부모님께는 어떻게 이야기하면 좋을지(혹은 이야기하지 않고 도움받을 방법은 없는지) 함께 가장 좋은 방법을 고민해 주실 최고의 아군입니다.
2. 지역사회에 있는 든든한 지원군, ‘청소년상담복지센터’
학교 밖의 안전지대: 각 지역(구/군)마다 국가에서 운영하는 청소년상담복지센터가 있습니다. 이곳의 상담 또한 무료이고, 비밀이 보장됩니다.
전문적인 상담: 이곳에는 전문 상담사 선생님들이 계셔서, 당신이 겪는 우울감의 원인이 무엇인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깊이 있는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3. 오해하고 있었던 ‘1388 청소년 사이버상담센터’
동의 없이 이용 가능해요: 1388은 전화를 하거나, 문자, 카카오톡으로 상담할 때 로그인이나 부모님 동의가 전혀 필요 없어요. 지금 당장이라도 전화(국번없이 1388), 문자(#1388), 카카오톡(‘청소년상담1388’ 채널 추가)으로 당신의 힘든 마음을 익명으로 털어놓을 수 있습니다. 24시간 언제든 당신의 이야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마음이 너무 힘들어 약의 도움이라도 받고 싶다는 그 심정, 충분히 이해합니다. 솔직하게 말해서, 지금 당장 부모님 모르게 약을 처방받는 것은 법적으로 어렵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포기할 필요는 없어요. Wee 클래스나 청소년상담복지센터 선생님과 먼저 꾸준히 상담을 진행하다 보면, 선생님께서 ‘이 학생은 약물치료가 꼭 필요하다’는 전문가적인 판단을 내려주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선생님께서 당신의 편이 되어 부모님을 설득하는 과정을 도와주시거나, 부모님께서 당신의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도록 전문가 소견서를 써주시는 등 결정적인 도움을 주실 수 있습니다.
온 세상이 나를 이해해주지 못하는 것 같고, 거대한 벽에 가로막혀 홀로 남겨진 기분이 들겠지만, 결코 혼자가 아닙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당신의 손을 잡아줄 어른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 분명히 존재합니다. 오늘 이렇게 용기를 내어 질문한 덕분에, 당신은 그 존재를 알게 되었습니다.
저에게 연락 주시면 제가 약을 처방해 드릴 순 없지만,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했던 당신의 마음을 듣고 전문적인 심리상담을 통해 도움을 드릴 수는 있습니다. 혹시라도 학교 상담실 문을 두드리는 것조차 너무 두렵고 막막하게 느껴진다면, 주저하지 말고 저에게 이메일이나 지식iN 쪽지를 보내주세요. 당신이 다시 웃을 수 있는 길을 찾을 때까지, 곁에서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드리겠습니다.
당신은 혼자서도 이겨내려고 노력하는, 정말 강하고 소중한 사람입니다.